30대, 무조건 '영끌' 해서 부동산 사라?

2020. 12. 14. 23:39지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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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주위 30대 동료들의 '영끌' 부동산 구입 현상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하루하루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으니 너도 나도 불안한 마음에 부동산 시장에 돌진하기 시작한 거지요.

 

그런 현상이 가속화되다 보니 때로는 이런 일도 벌어집니다.

집을 잘 볼 줄 모르는 한 후배 녀석이 부동산 중개인의 '물량이 씨가 말라간다'라는 조급한 말 한마디에

덥석 하자가 많은 집을 사고 나서 매일매일 고통스러워하고 주위에 하소연을 합니다.

그럼에도 구입 후 한달만에 아파트 가격이 2천만 원이 올랐다며 한편으로는 헤벌쭉하더군요.

 

그리고 하루하루 'x갱 노노' 나 '아 x' 같은 어플에서 실거래나 호가를 보며 행복한 상상을 합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한 마디 해주고 싶지만 '영끌'을 한 후배에게 입이 안 떨어지더군요.

 

저 또한 4년 전에 회사 근처 경기도 지역에 산 32평 아파트 가격이 오르긴 했습니다만...

서울이나 기타 요주 지역과는 다르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죠.

 

저는 예전부터 투자도 꾸준히 해왔고 뭐 집도 있고 그러니까 후배들 눈에는 재테크에 성공한 선배로 보이나 봅니다.

최근 들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후배들이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해 제 의견을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부족하지만 한마디 조언해 준 것을 여기에 적어보고자 합니다.

 

'영끌'이라는 것은, 나의 미래의 자금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의 자금을 이자를 내고 끌어다 쓰는 행위입니다. 즉, 내 미래를 걸겠다는 뜻이죠.  그래서 묻습니다. 너는 지금 너가 사려는 지역의 부동산에 너의 30년을 걸 수 있겠냐고. 그러면 대부분은 선뜩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고민을 하지요. 그런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영끌' 투자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냐고 다시 물어봅니다.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 같다고, 인터넷을 보니 앞으로 부동산 가격은 안 떨어지고 이번에 못 사면 월세 살이는 해야 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고 불안하다고 합니다.

 

불안함 마음은 나도 이해를 한다만, 그렇게 이성적이던 녀석이 패닉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니 과연 이게 맞는 일인가 생각이 듭니다. 한창 패닉에 빠져 불안해하던 후배가 진정이 되어 보여 물어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러면 어디서 많이 공부를 한 건지.. 아니면 어디서 들은 건지 장황하게 설명을 합니다. 유동성이 폭증하고 화폐가치가 똥이 되었으며 모두가 신축을 원하고 상급지로 가고자 한다. 요즘 확실히 유튜브가 유행하다 보니까 사람들의 경제지식이 많이 상승한 거 같다고 생각하며 녀석의 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한 가지씩 물어봅니다. 자 여기서 집값이 더 오른다면 아무리 대기업 다니는 너라고 해도 쉽게 사긴 쉽지 않겠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자 여기서부터 시작해봅니다.

 

너 말대로 유동성이 풀려서 즉, 중앙은행이 국채를 찍어내고 사들이는 행위를 하고 금리를 찍어내리면서 집값이 올랐다면 현재 상태에서 집값이 더 오르기 위해서는 현재 유동성을 떠 받치는 걸 들어 올릴 만큼 유동성을 더 풀어야 하고 금리를 더 찍어 내려야 할 텐데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통화는 국제통화도 기축통화도 아니기 때문에 유럽처럼 마이너스 금리는 불가능한 얘기인데..  현재 풀린 유동성이 최대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동의한다면 제일 처음 걱정한 유동성으로 집값을 더 올리기엔 가능성이 적어 보이고, 그렇다면 가격 결정의 대원칙인 수요공급은 어떨까. 대기업 다니는 샐러리맨 상위%에 들어가는 너도 지금 부동산 사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그 밑의 80%가 넘는 사람들은 어떻거 같니 더 불가능하겠지? 그러면 말합니다. 생각보다 부자인 사람이 많다고.. 의미 없는 말이지요 생각보다 부자인 사람들은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 거 같냐고 되묻습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로 투자 매력도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투자 수요마저도 떨어진다면 수요는 더 폭증하지 않을 거라는 말이 됩니다. 다만 인정하건대 최근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말해줍니다. 수도권 주택의 주 수요층인 신혼부부 ~10년 차가 2021년에 정점을 찍고 향후 30년간은 그 주요 수요층이 쭉 줄어들게 됩니다. 거기다 3기 신도시 및 강남, 구성남, 분당까지의 재건축의 가능성이 열려있죠. 수요가 줄어드는 건 변하지 않는 미래이고 공급의 가능성은 무한하게 열려있습니다. 

 

미래의 수요공급을 예측해보아도 확률적으로 현재의 부동산 가격을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거지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화폐 가치가 똥이 되었다고.. 그러면 말하죠 그 똥 좀 나한테 주라고 너 월급 얼마 올랐냐? 도대체 어딜 가면 우리나라 돈이 똥처럼 널려있냐고 물어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디플레이션에 빠져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의 둔화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아마존 효과를 말하지요. 지금 당장 인터넷만 켜도 SSG쇼핑, 네이버 쇼핑, 쿠팡이니 G마켓, 마켓 컬리 니 하며 어마어마한 인터넷 쇼핑의 공급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공급이 막지하다 보니 모두들 최저가 홍보를 하며 출혈경쟁을 하죠.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아마존 효과로 향후 몇 년간은 인플레가 나타나기가 힘들 겁니다. 아마 전 세계가 몇 개의 플랫폼 업체가 독점을 해야 그때서야 인플레가 나타나겠죠.

 

그렇게 예상이 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파이터라고 불리는 연방준비위원회가 평균 인플레를 부르짖으며 노력을 하고 있는 거지요. 전 세계 경재학 천재들만 모여있다는 FED에서도 인플레가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 겁니다. 

 

정말 두려운 건 이겁니다. 최근 뉴스 보았지요? 20~30대가 자신의 빚도 모자라 부모까지 빚지게 해서 부동산을 사고 있다고. 정말 이게 정상이라고 보십니까? 20~30대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소비를 이끌어갈 경제 새싹입니다. 그런데 그런 미래의 소비 주체가 온갖 빚을 다 끌어들여서 허공에 떠 있는 콘크리트 한 칸 사려고 발악을 합니다. 그렇게 미래의 자산까지 다 빚을 져버린다면 아무리 돈을 푼들 경제가 활성화가 될까요? 소비는 이루어지지 않고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경제는 둔화되고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댐에서는 물을 하염없이 내보내고 있는데 그 물줄기들이 늪지대에 훅 고여서 돌지 않는다면 강과 천은 썩어 버리게 되는 겁니다. 소비를 해야 할 사람들이 빚에 허우적거리며 소비를 하지 못하고 나라에 돈이 돌지 않는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정말 어둡습니다. 

 

그때는 부동산 가격을 걱정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걱정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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